정택영 칼럼-파리 거리의 위인 조각들 HIT: 463
작성자 : 관리자 
2018.10.03 (15:55)


<파리팡세 Paris Penseur - 정택영 칼럼-7>

파리 거리의 위인 조각들

Statues de rues - places et ponts à Paris

 

 

De Gaulle.jpg

 

위대하지 않은 것은 프랑스가 아니다는 말은 드골의 비망록에서 나온 것으로 이 생각은 프랑스인들이 늘 가슴에 새기며 살아가는 말이기도 하다. 그들은 늘 위대한 것과 특권적인 것을 수호해왔다. 이 말 속에 프랑스인들의 도도함과 오만함이 함유된 듯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만큼 그들의 자부심과 자존심을 느끼게 해주는 말이기도 하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그들의 역사가 그것을 반증하기도 하는 것이다. 프랑스를 이해하고 안다는 것은 그리 단순하지 않다. 그들이 이룩한 문화와 역사 그리고 인물들의 업적을 면밀히 살펴 알게 되면 그들의 역사와 국가의 정체성에 대해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것이다.

 

세계 어디를 가나 길거리에서 프렌차이즈매장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체인으로 운영하는 사업체가 곧 '프랜차이즈(franchise)'란 것을 다들 잘 알고 있다. 커피샵부터 편의점, 마트, 레스토랑, 패션샵, 뷰티샵 등 체인화된 업체는 부지기수다. 그렇다면 이 프렌차이즈란 말은 어떻게 태어난 것일까? 이 단어는 'Frank'+'~ize', 프랑스인의 조상인 프랑크인처럼 만든다는 뜻이다. 이 말은 원래 국가가 특정 사업체에 주요 자원이나 사업권을 내주는 것을 뜻하는 말이었는데 franchise는 라틴어로 '던지는 무기' 'franca'에서 유래한 말이다. 아마 그 조상들이 도끼를 잘 던지는 종족이라서 또는 로마에 굴복하고 노예로 산 적이 없는 자유민 즉 'free'한 사람들이라고 해서 프랑크족이라고 불렀다고 전해지고 있다. 결국 이 말은 "로마에 정복 당하지 않아서 특권을 누린 프랑크 사람처럼 만든다" 는 뜻으로 사업권을 주는 것으로 의미 변한 것으로 국가 자원이나 주요 사업권을 넘겨주는 것을 '프랑크인처럼 대하다'라는 뜻에서 'franchise'라고 했다가 지금은 본사에서 개인에게 사업권을 준다는 뜻으로 진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세계의 경찰로 군림해온 미국도 아메리카를 빗댄 말을 조어하지 않고 프렌차이즈란 외래어를 차용해 쓰는 것을 보면 프랑스어의 영향이 어디까지 미첬는지를 감지할 수 있을 것이다.

 

파리의 길거리를 거닐다 보면 전 시대를 살아간 무수한 인물 조각상을 만나게 된다. 왕권시대의인물로부터 정치가, 사상가, 과학자, 예술가, 문학가, 음악가, 건축가, 등 모든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업적을 이룬 인물들을 조각작품으로 만들어 후대 사람들에게 알리고 있는 것이다. 나폴레옹 왕에서 샤를 드골, 잔 다르크, 빅토르 위고, 장 자크 루소, 모파상, 블레즈 파스칼, 르네 데카르트, 알렉상드로 뒤마, 앙투안 드 생 텍쥐페리, 앙드레 말로, 루이 파스퇴르, 장 폴 사르트르, 마리 퀴리, 생 제르맹, 오귀스트 로댕, 에밀 졸라, 장 콕토, 죠르쥬 클레망소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인물 조각상들을 보게 된다. 길거리 이름에서도 전 시대를 살았던 인물들의 이름을 거리 표지판으로 붙여놓았다.

 

그런데 이 위인들의 역사를 읽어보면 그들의 생애 동안 옳고 바른 일만 한 것은 아니었음을 알게 된다. 어느 인물은 자신의 생애의 역사에 큰 오점을 남긴 기록을 발견하게 되기도 한다. 비단 그 위인뿐만 아니라 그 누구도 살아가는 동안 단 한점의 오점 없이 생애를 마친 인간은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실수와 오류를 덮고 그들이 이루어놓은 업적과 치적을 기록하고 조각을 만들어 길거리 도처에 동상이나 흉상으로 빚어 세워놓은 것이다.

 

파리의 길거리에 세워놓은 인물 동상 중에 압권인 것은 샹젤리제 거리 클레망소 광장에 전신상 조각으로 앞으로 걷는 포즈를 취하고 있는 샤를 드골 장군의 동상이다.

 

대개의 조각상 모습들이 앉아있거나 서있는 포즈를 취하고 있는데 반해 드골의 조각상 포즈는 걷고 있는 모습을 취하고 있다. 서 있는 것은 정지이며 정지한 것은 멈춘 것이 아니라 후퇴를 의미한다. 그러나 앞을 향해 걷는 것은 살아있음을 의미하며 미래를 향한 끊임없는 발전과 비전을 상징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조각상의 상징적 모습을 통해 프랑스 사람들은 미래를 향해 중단 없는 발걸음을 계속하게 될 것이며, 꿈과 이상의 실현을 위해 걷고 또 걸으며 노력해 갈 것이다. 그것이 예술품이 대중에게 주는 강한 힘이며 메시지일 것이다.

 

이 드골 장군의 조각상을 보면서 동시에 우리 조국의 길거리 인물 조각상을 떠올려본다. 길거리에 몇 개의 인물 조각상이 설치되어 세워져 있고 그 인물들이 누구인가를 곰곰히 생각에 잠겨본다. 왜 우리는 길거리에서 앞서 살아간 훌륭한 위인들의 조각상을 볼 수 없는 것일까? 무엇이 우리 선대의 위인들을 기릴 조각상을 만들어 설치하지 못하게 한 것인지 돌이켜 생각에 잠겨본다.

 

만일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사람을 비판과 비평만 하고 그를 깎아내리면 그 어떤 인물도 조각상으로 세워질 사람은 없을 것임은 너무도 명약관화하다.

 

길거리에서 위인들의 조각상을 만날 수 없는 거리는 황량하다.

 

2018. 10

정택영 (화가/ 파리팡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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