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명 역사학자와의 인터뷰(25) - 프랑스에서 한국인의 정체성, 지도와 문화 유산 II. HIT: 1,982
작성자 : 관리자 
2014.10.31 (02:57)


NO. 733 / 2014년 10월 29일(수)

이진명 역사학자와의 인터뷰(25)
프랑스에서 한국인의 정체성, 지도와 문화 유산 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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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1] 콜랭 드 플랑시
(Collin de Plancy) 1853-1923
[사진2-1] 샤를르 바라
(Charles Varat) 1842-1893

BNF의 플랑시(Plancy) 컬렉션 장서
(심은록, 이하 '심') 프랑스 국립 도서관(BNF)의 한국 고서는 어떤 경로로 수집되었나요?

(이진명, 이하 '이') 외규장각 자료들이 BNF의 한국 고서 컬렉션의 핵심이었는데, 이중 의궤 297권이 한국으로 돌아갔기 때문에 남은 것은, 외규장각에서 온 인쇄본 43권, 비문의 탁본 7점과 지난 번에 말한 <동아시아 지도>예요.

그 외의 한국 고서는 초대 주한 프랑스 공사 콜랭 드 플랑시 (Collin de Plancy) [사진 1-1] 컬렉션 중에서 BNF가 구입한 것이에요. 플랑시 컬렉션[사진 1-2, 1-3, 1-4, 1-5, 1-6]은 1911년 3월 27일에서 30일까지 나흘 동안 드루오 경매장(Hôtel Drouot)에서 경매에 붙여졌던 거에요. 이 때 BNF가 구입한 플랑시 컬렉션 고서 및 고지도에 새로 한국본 장서의 도서 번호가 시작되어 1번부터 110번까지예요. 111번부터는 한국 현대 서적이고요. BNF 동양필사본부의 도서 대장에는 플랑시 컬렉션 경매 카탈로그 상의 번호와 함께 콜랭 드 플랑시 (Collin de Plancy)의 약자인 CP가 명기 되어 있고, 모리스 쿠랑(MC)의 "한국 서지" 상의 동일한 도서 번호도 기록되어 있어요.

BNF의 플랑시 컬렉션 중 1-72번은 책이고,  권 수로는 80여 권이 되요. "소학집성" (1444) (Mss. Or. Coréen 1),  "수능엄경" (1457), " 천자문" (1469), "금강경", "진언집", "유합", "금문계몽", 1481년에 금속활자로 재인(再印)된 조선 시대 법률집인 "경국대전", "대전속록" (1492), "속대전" (1746), "오경백편", 도서 목록인 "규장각지" (1776), "뎡니의궤" (1796), "화성성역의궤"  (1800), 왕실 족보인 " 선원계보기략"(1783), "진찬의궤" (1889), "진찬의궤" (1887), "척사윤음"(1839), "대한형법" (1905) (Mss. Or. Coréen 72), 등이에요. 73-102번은 지리 서적, 지도책과 지도인데,  "여지요람 輿地要覽" (2 권, 13세기 책을 18세기에 다시 필사한 것, 18 x 27 cm, 컬러 지도 151 면),  "여지도 輿地圖" (1644년 이후, 18 x 26 cm, 컬러 지도 26 면), <대조선국전도> (1890년대 중반) 등이에요.
103-108번은 중국과 한국의 왕조 도표, 1891년 달력, 한글 반절표, 삼재부, 등입니다.

109번은 유명한 "직지심체요절, 직지")이고 110번은 "육조대사법보단경"인데, 이 중 "직지"는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1911년 경매 당시, 유명한 보석상이자 일본 우키요에 (浮世繪) 수집가 앙리 베베르 (Henri Vever, 1854-1943)가 구입하여 소장하고 있다가, 그의 사망 후 1950년에 다행히도 국립도서관에 기증되었어요.

앞에서 본 바와 같이 BNF가 구입한 책 중에도 의궤가 4권, 왕실의 족보인 "선원계보기략"이 들어 있어요. 이 의궤들을 강화도 외규장각에서 온 의궤(한국에 돌려 준 것)와 혼동해서는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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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2] 플랑시 컬렉션, 광화문, 1905 (Médiathèque de Troyes, Collection Plancy 1905, Gwanghwamun)  [사진 1-3] 플랑시 컬렉션, 남대문 (Médiathèque de Troyes, Collection Plancy, Namdaemun)  [사진 1-4] 플랑시 컬렉션, 경복궁, 1903 (Médiathèque de Troyes, Collection Plancy 1903, Gyeongbokg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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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5] 플랑시 컬렉션, 명성황후의 장례식, 1897 (Médiathèque de Troyes, Collection Plancy, 1897, Obsèques de l'Impératrice Myeongseong)   [사진 1-6] 플랑시 컬렉션 한강 철교 (Médiathèque de Troyes, Collection Plancy, Pont sur le fleuve Han)  [사진 2-2] 한국을 여행중인 샤를르 바라, 대구에서 (Varat, Voyage en Corée, chez le gouverneur de Daegu)



동양어 대학 도서관의 한국 고서
(심) 동양어대학 도서관이 BNF보다 더 많은 한국 고서를 소장하고 있다고 들었어요. 이 도서관의 한국 고서들은 어떻게 수집되었나요?

(이) 프랑스 국립 동양어대학 중앙도서관(Bibliothèque Interuniversitaire des Langues Orientales, 4, rue de Lille, 75007 Paris) 장서도 포함한 BULAC (Bibliothèque Universitaire des Langues et Civilisations)이 구축되었어요.

이 도서관의 한국 고서는 모두, 초대 주한 프랑스 공사 콜랭 드 플랑시가 수집하여 세 번(1889, 1890, 1891)에 걸쳐 보낸 것이에요. 그 당시, 외교관들은 자기들이 주재하는 나라에서 책을 수집하여 동양어학교에 보내는 것이 관습화 되어 있었습니다. 특히 중국 (1842), 일본 (1859), 한국(1876)이 개항된 지가 얼마 되지 않아, 이들 나라에 대한 자료가 별로 없었기 때문이에요.

동양어대학 도서관의 한국 고서들은 1960-1970년대에 여러 사람들의 손을 거쳐 파악, 정리되었고, 전부터 있던 도서 대장과 목록도 보충되었어요. 오래 동안 동양어대학 본부 건물 내에 있는 수장고에, 마분지 통에 담겨 보존되어 오다가, 최근에 완전히 마이크로필름화 되었기 때문에, 원본은 별도의 고서 수장고에  보존하고, 열람자들에게는 마이크로필름을 내주어요.(심) 동양어대학 도서관에 한국 고서가 몇 권이나 소장되어 있나요?(이)  내가 모리스 쿠랑의 "한국서지"를 가지고 파악해 본 결과 506종 644권이에요. 1900년 쿠랑이 서지를 작성할 당시에는 상당 수의 책과, 종이 뭉치 상태로 있던 자료들이 아직 정리가 안된 채 있었던 것으로 짐작되어요.

이들 564종(제명) 가운데 한글본 책은, 한글 고전소설 51종, 기독교(신교) 관계 64종, 천주교 관계 20 종이고, 그 외는 한문본이에요. 한문본을 분야별로 나누면, 불교 18종, 역사 30종, 문학 23종, 어학 21종, 철학 21종, 풍속 16종, 군사 9종, 지리 9종, 의학 8종, 역서(曆書) 7종, 수학 3종, 농업 2종, 기타 필사본 69종, 계 371종이에요. 이 목록에는 빠진 책이 많이 있어요. 현재  동양어대학 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한국 고서 및 고문서는 630 종(제명) 1450여 권으로 알려져 있어요. 그것은 오랫동안 정리되지 않고 있었던 자료들이 파악되어 목록이 작성되면서 늘어난 것으로 보여요. 현재의 목록 501번 이하 609번까지는 기독교 및 천주교 관계 책으로 인쇄본과 목판본이에요.

(심) 이 고서들 중 특기할 책으로는 어떤 것이 있나요?

(이) 고서들 가운데, "원행을묘정리의궤 (園幸乙卯整理儀軌)" (도서 번호 130)는 고종황제가 프랑스 대통령에게 선사한 것입니다. 이 책은 1795년에 전8권으로 간행된 일반용 의궤예요. 이 책에는 정조가 아버지 사도세자의 묘소에 행차하는 장면이 61면에 걸쳐 그려져 있어 장관을 이루어요. 그런데 일반용 의궤이므로 보통 종이에 채색이 안되어 있어요. 이 책도 1900년 파리 만국박람회 한국관에 전시된 다음, 동양어학교에 들어갔어요. 이 외에도 여러 권의 일반용 의궤가 있어요.
필사본 박효관의 "가곡원류 歌曲源流" (도서 번호 34)도 있어요. 이 책은 "가곡원류"의 이본(異本) 중의 하나로, 파리 동양어대학 본으로 알려져 있는데, 시조 연구 자료로 가치가 높이 평가되고 있어요.  

(심) 유럽에서 가장 많은 한국 고서를 소장하고 있는 도서관은 어디인지 혹시 알고 계시는지요?

(이) 양적인 면에서 동양어대학 도서관이 유럽의 도서관 중에서는 한국 고서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심) 동양어대학 한국 고서 컬렉션에서 또다른 특기할 만한 사항으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이) 앞에서 말한 필사본 시조집 "가곡원류" 외에도, 1890년대 서울의 서점에 나와있던 한글본을 포함한 고전 소설 47종이 있어요. 이는 그 당시 서울의 서점에 나와 있던 고전 소설이 총 망라된 것이에요. 

기메 박물관 도서실 소장  한국 고서
(심) 기메 박물관에도 약간의 한국 고서가 있다고 들었는데요. 거기는 어떤 경로로 한국 고서들이 들어가게 되었나요?

(이) 맞아요. 국립기메동양박물관 (Musée National des Arts Asiatiques Guimet) 도서실에도 한국 고서 50여 권이 소장되어 있어요. 기메 박물관에 있는 것은 프랑스 인류 학자 샤를르 바라(Louis-Charles Varat, 1842-1893) [사진 2-1]가 수집해 온 것입니다. 바라는 1888년 가을, 한국에 도착하여 다음해 초까지 머물렀어요. 그는 프랑스 문교부의 지원으로 " 알려지지 않은 나라" 한국에서 인종학에 관한 자료를 집중적으로 수집, 조사하는 활동을 벌렸어요.

 서울에서 프랑스 공사관의 지원을 받아 수집 활동을 했고, 그 후 조선 조정에서 호조(개항지 외의 내지 여행 허가증)를 발급 받아, 서울을 출발하여, 대구를 거처 부산까지, 외국인으로서는 최초로 한반도 남반부를 종단(縱斷)했어요. 프랑스에 돌아와서는 여행담을 주간 화보 「세계 일주 Le Tour du Monde」(1892)에  "한국 여행"이라는 78쪽의 글로 실었어요[사진2-2], [ 사진2-3]. 그가 여행 중 찍은 사진을 바탕으로 그린 풍경과 인물 펜화 103점, 조선의 민속 판화 39점, 한양 지도 1점, 조선 전도 1점이 글의 중간 중간에 들어 있어서 당시의 한국에 관한 중요한 자료로 인정되고 있어요.

그의 수집품은 1889년 파리의 트로카데로 인류박물관에 전시된 후 민예품의 일부와 서적 50권이 1893년에 기메 박물관에 들어갔고, 나머지는 분산되었어요. 기메 박물관에 있는 이 책들은 대부분 서민(庶民)을 위한 한글본으로, 점성술, 천문(天文)에 관한 것이며, "금방울전"과 같은 한글본, 그리고 한문본 고전 소설도 있어요. 이 책들은 서민들이 빌려 보던 책으로 여백에는 짓궂은 낙서도 그대로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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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3] 샤를르 바라의 한국여행, 남대문 (Varat, Voyage en Corée, Namdaemun)

알베르 칸 박물관의 한국 관련 영화 
(심) 앞에서 언급하신 자료들 외에, 우리의 옛 문화를 알 수 있는 또다른 독특한 자료는 없나요?

(이) 프랑스의 은행가 알베르 칸(Albert Khan)이라는 사람이 있었어요. 이 분은 세계 각지의 사진과 영화를 직접 수집하거나 남에게 제작을 시키기도 했어요. 그의 은행이 1930년대에 파산했고, 그의 저택과 일본식 정원, 그리고 수집품이 현재 파리 교외 센느-생드니(Seine-St-Denis) 도립(道立) 알베르 칸 박물관이 되었어요. 이 박물관의 영화 컬렉션 가운데 2 편의 한국 관련 기록 영화가 있어요. 하나는 1926년 4월 26일 세상을 떠난 순종황제의 장례식을 찍은 것(Gaumont 영화사)이고, 다른 하나는 "일본 황실 귀족"으로 유럽을 여행한 이은(李垠, 1897 ~ 1970) 공이 남불의 알베르 칸 저택에서 칸을 만나는 장면(13초)을 찍은 것이에요. 이은 공은 당시, 파리 국제 대학 기숙사촌 일본관 기공식에 참석하여 삽질을 했다고 해요.

메디아텍크 드 트로아(Médiathèque de Troyes)의 플랑시 유물
(심) 영화 외에 또 다른 특이한 자료들은 없나요?

(이) 있어요. 1895년에서 1905년 사이의 한국 풍물을 다양하게 보여주는 사진 컬렉션(그림 엽서와 사진)이에요. 이 컬렉션은 트로아 시립 도서관 (Bibliothèque Municipale de Troyes)의 메디아테크에 소장되어 있는데, 초대 주한 프랑스 공사 빅토르 콜랭 드 플랑시 (Victor Collin de Plancy, 1853- 1923) 소장품이었어요. 1923년에 플랑시가 세상을 떠나자, 상속인들은 빅토르의 유언에 따라 그해 4월 28일, 트로아 시립 도서관에 책 956권, 사진, 문서, 한국과 중국 도자기 여러 점을 기증했어요.

 책은 빅토르의 아버지 작크와 아들 빅토르가 소장하고 있던 것이었어요. 이중 외교관 빅토르가 소장했던 것으로 보이는 동양 관계 책이 130여 종이고, 그중 한국 관계가 38종인데, 이 책들은 모두 서구 언어로 쓰인 책들이에요. 예를 들면, 달레의 "한국 천주 교회사", 쿠랑의 "한국 서지", 크레마지의 "대한 형전(형법전)", 등이고, 한국본, 중국본, 등의 동양 언어로 쓰인 책은 한 권도 없어요. 이 기증품 중에는 빅토르 개인의 학교 졸업장, 중국과 한국 비자(호조), 훈장증, 훈장 메달, 그리고 프랑스가 채굴 허가를 받았던 장성 탄광에 관한 사진 수 십점, 빅토르 소장의 구한말 한국 풍경을 보여 주는 우편 엽서 250여장이 포함되어 있어서, 당시의 왕족, 궁궐, 광화문, 남대문, 프랑스 공사관, 다른 외국 공사관 건물, 성곽, 한국 최초의 전차, 서울, 제물포, 부산의 풍경들어 있어서 값진 자료로 보여요. 최근에 복원된 남대문이나 광화문, 등의 복원에도 참고가 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데, 이런 복원 공사 전에 이런 자료를 가지고 고증을 거쳤는지는 모르겠어요. 

(심) 소중한 자료를 보려면 메디아텍크 드 트로아까지 가야 하겠군요. 열람하는 데 까다로운 절차가 필요하지는 않나요?

(이) 트로아 시는 파리 동쪽으로 약 150 km 정도의 거리이므로 쉽게 갈 수 있고, 누구나 현지에서 원자료 열람이 가능해요. 이들 우편 엽서와 사진 자료들은 현재 디지털화 되어, 이미지(영상 자료)로 메디아텍크 드 트로아 (Médiathèque de Troyes) 인터넷에 올려져 있으므로 누구나 쉽게 볼 수 있어요.
<파리지성 / 심은록 info.simeunlo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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