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나라 사람이든지 자기 민족에 대한 자부심이 있겠지만 우리 한민족에게는 세계인을 놀라게 하는 유난한 점이 있습니다. 그 옛날, 거북선을 처음으로 만든 것이나 고려청자를 만들고 또 최초의 금속 활자를 만든 것 등은 시대가 흘러도 지워지지 않을 세계사의 업적입니다. 언제부터인가 스포츠에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하더니 아마도 국가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양대 산맥은 경제발전과 스포츠의 성과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세계 속에 우뚝 솟고 있습니다. 가난할 때는 가난한 사람들이 이를 악물고 해야 하는 종목에서 두각을 나타내더니 이제 경제적 여건이 좋아져서 레저에 가까운 스포츠 종목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수영의 박태환이나 피겨스케이트의 김연아 같은 선수는 놀랍습니다. 이제는 여름뿐 아니라 겨울 스포츠에도 세계에 이름을 높이기 시작했습니다. 아직도 육상을 비롯한 몇 개의 종목이 더 추가 되어야 하겠지만 나라의 규모나 그 저변인구를 생각할 때 확실히 한민족이 뛰어난 게 분명합니다.
한국의 여자 골프 대회는 따로 할 필요가 없을 만큼 미국 LPGA는 한국 사람들이 휩쓸고 있습니다. 이제는 넘쳐서 일본도 한국인들이 우승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일본에 가서 야구를 하고 있는 김태균 선수가 홈런을 칠 때마다 싸게 해주는 "김태균 햄버거"를 사기 위해 홈런이 터지자마자 매점으로 우르르 달려가는 사람들을 봅니다. 어쩌다 한번 홈런을 친다면 기대치가 높지 못하겠지만 홈런왕 경쟁에 뛰어들 만큼 펑펑 치니까 사람들이 좋아합니다. 드라마를 통한 한류에 이어 스포츠를 통한 한류가 동남아를 비롯한 세계에 미칠 날도 멀지 않으리라 생각됩니다. 이미 세계에 널리 보급된 태권도는 그 종주국으로 태권도를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한국의 위상은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16강의 기쁨이 채 가시기 전에 8강의 문턱에서 물러나게 된 월드컵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허전한 마음을 달래고 있는 것 같습니다. 16강이 넘어야 하는 고지일 때는 모두 그것이 염원이었지만 16강을 넘어서니까 8강도 가능하고 4강도 가능할 것 같은 생각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정말 최선을 다한 경기를 펼쳤습니다. 마지막 우루과이와의 경기의 지배력은 한국이 가졌고 볼 점이율의 비롯한 객관적인 평가로는 이겨야 하는 경기 이지만 오직 골로 승부를 나누는 규칙으로 한국 팀은 집으로 돌아와야 했습니다. 세계의 많은 나라들에게 한국은 축구를 통해서 충분히 인상적인 이미지를 남겼습니다. 충분한 경험이 뒷받침 되지 못했을 뿐 언젠가는 세계에 축구로 우뚝 서는 날도 분명히 올 것입니다. 지금 세계 각국에 흩어져 축구를 익히고 있는 꿈나무들이 그 주인공이 될 것입니다.
이번 월드컵에서 우리 팀의 실점은 거의 비슷한 상황에서 일어났습니다. 항상 비워둔 뒷 공간이 문제였습니다. 매 게임마다 왜 감독이 저 부분에 대한 대비가 약할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어떻게 공을 넣을 것인가에 대한 작전과 이야기는 많이 들렸지만 어떻게 문제가 생기는 수비를 잘 할 수 있는가에 대한 이야기는 적었습니다. 공격에는 작전이 느껴졌는데 수비에는 작전이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골을 넣어야 이길 수 있지만 골을 먹지 않으면지지 않는다는 것도 같이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평생을 축구와 살아왔고 지금도 축구가 전부인 감독의 눈은 일반인들보다 훨씬 정밀하고 정확하겠지만 같은 문제가 처음부터 끝 날까지 계속되는 것이 불만이라면 불만이었습니다. 지도자가 아무리 이야기를 해도 오랜 시간의 훈련이 필요한 것은 사실일 것입니다. 그럼에도 팀 전술에 있어서 지도자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를 해도 지나침이 없다고 여겨집니다. 다음번에는 좀 더 완숙한 경기 운영으로 더 높은 고지를 오르게 되리라 믿습니다.
경기가 끝나는 신호가 울릴 때 대부분 선수들이 주저앉았고 그라운드에 드러누웠습니다. 그리고 비가 내리는 속에서도 그들이 눈물을 흘리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만큼 그들은 간절했고 또 최선을 다했습니다. 결코 지지 않아도 되는 게임을 졌다고 하는 안타까움도 있었을 것입니다. 만약 게임을 시작할 때와 같이 비가 계속 오지 않았으면 게임의 상황이 달라졌을 수도 있습니다. 하늘에서 내리는 비나 그들의 눈에서 내리는 눈물이나 그날을 위한 것이 아니라 한국 축구의 내일을 위한 비라고 생각합니다. 우연히 찾아든 행운이 아니라 끝없이 수고하고 노력해서 얻은 보화가 되는 날, 세계의 많은 축구 선수들이 한국으로 유학을 오게 되는 그 어느 날을 위해 내리는 비에 선수들은 눈물이 뜨거움은 느꼈을 것입니다.
월드컵을 통해서 배우는 인생의 교훈이 하나 있다면 공격의 일선보다 방어의 내면이 든든해야 되겠다는 사실입니다. 겉포장이 화려한 인생보다 그 영혼이 깊고 맑은 삶이 결국 승리의 삶이 되리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