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OECD 가입 국가 중 이혼율이 1위라는 사실은 잘 알려진 바이다. 이혼율이 50%에 이른다는데 결혼하는 부부 두 쌍 중에 한 쌍이 이혼한다는 것이다. 가족의 가치를 중시하는 유교 전통이 강한 한국에서는 충격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한국의 급격한 경제 성장과 여성의 사회적, 경제적 지위 향상 등을 그 원인으로 들지만 30대 젊은 부부의 이혼율이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보아서는 한국 젊은 세대들의 왜곡된 결혼 문화 또한 커다란 원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70년대 급격한 경제 성장을 겪은 한국에 자본주의 문화가 들어오면서 돈과 부가 최고의 가치가 되는 사회가 되면서 결혼은 더 이상 사랑하는 두 사람이 만나 함께 가족을 이루어 산다는 자연스럽고 인간적인 개념이 아닌, 각 개인이 가진 부를 더 늘리기 위한 하나의 경제적인 이유가 되어버린 것. 서로에 대한 애정과 신뢰를 기반으로 하지 않은 관계란 곧 허물어질 수 밖에 없으며 이 쯤에서는 한국의 높은 이혼율이 이해가 된다.
지난 4월 초에 미국 워싱턴 대학 심리학과 석좌교수이며 '세계적인' 부부치료 전문가로 불리는 가트맨 박사 부부가 한국을 방문했다고 한다. OECD 국가 중 이혼율 1위인 한국이 자신의 도움이 필요할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 가트맨 박사는 지난 36년간 3000쌍이 넘는 부부를 연구하고 실험해 체계적인 관계 치료법을 개발해내었으며 이 치료법에 참여했던 부부의 86% 가 '호전'되었다고 한다. 가트맨 박사에 따르면 부부관계의 최대 위기는 첫 아이가 태어난 후 3년 안에 발생하는데 육아 스트레스 등이 그 이유이다. 그러나 부부의 이혼의 가장 큰 피해자는 아이들이라고 한다. 가트맨 박사의 부인이며 그 역시 심리 치료사인 줄리 가트맨 박사는 '부모의 갈등은 아이들의 스트레스 지수를 높이며 감정발달 뿐만 아니라 지능발달에도 악영향을 끼친다'고 했다.
가트맨 박사는 연구 초기에 행복한 부부와 불행한 부부들의 일상을 녹화해 세밀하게 분석했으며 행복한 부부들의 공통점을 발견해냈다. 그것은 행복한 부부들은 열정과 로맨스보다는 동반자적인 '우정'을 보였으며 갈등상황 안에서 거리를 두고 자연스럽게 대응했다. 그러나 불행한 부부들은 문제를 미루고 갈등상황 안에서는 극단까지 갔으며 한 쪽이 다른 한 쪽을 억누르려고 했다.
가트맨 박사의 이러한 연구 결과와 치료법들은 위기의 부부들에 해당하는 것일 것이다. 그러나 한국의 높은 이혼율의 해답은 신중한 결혼일지도 모른다. 많은 젊은 세대들이 결혼을 너무나 쉽고 단순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결혼을 어쩌면 '결혼식'으로 정도로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는 느낌까지 든다. 그러나 결혼은 그 이후에 하나의 지루한 일상일 뿐이다. 그 지루한 일상을 넘어서게 하는 길고 험난한 인생길의 든든한 파트너가 되는 그러한 결혼, 그것에 대하여 다시 한번 숙고해 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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